[ 렛츠리뷰 ] 시체는 누구? 일상(2011)


한 건축가의 집의 욕실에서 알몸의 시체가 발견된다.
시체에는 황금 코안경이외는 단서가 없고,
마침 이 사건을 알게된 덴버 공작가의 귀족이자,
범죄연구가 취미인 피터 웜지 경이 이 사건을 조사하게된다.
때마침 자수성가한 사업가인 레비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시체는 누구?"는 피터 웜지 시리즈의 최초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탐정(?)이지만,
시리즈로 나올만큼 유명한 사람이기도 하지요.

추리소설 황금기의 가장 빛나는 작품

책 뒷편에 당당하게 적혀있는 광고문구가 말해주듯,
소설 자체는 고전 추리소설로서 꽤 뛰어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스테리한 사건, 경찰도 범인의 갈피를 못 잡고 있을때,
번뜩이는 지성을 가진 탐정이 나타나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단순한 구조이지요.
하지만 고전 추리소설인만큼 현대인의 눈으로 봤을때는,
그다지 신기하지도 굉장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 소설의 매력은
바로 멋진 캐릭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귀족이며, 번뜩이는 지성을 가지고 있지만,
전쟁후유증으로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는 언밸런스한 피터경,
충직한 집사이자, 유능한 조수인 번터,
피터와는 다른 의미로 유능한 경찰 파커 등의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매력이 소설 전반에 걸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고전 추리소설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셜록 홈즈에서
홈즈와 왓슨의 관계와는 또 다른, 그러면서도
어느 면에서는 비슷한 세사람의 관계가 흥미 있게 펼쳐집니다.

모든게 휘몰아치듯이 하나로 모아지는 과정

또한 소설에서 피터 웜지경과 파커가 여기저기서
허탕을 치면서 차츰차츰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은
꽤 재미있지만, 어떻게 보면 지루하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전부 읽고 난 후에야
웜지 경의 머리속에서 모든 사실들이 몰아치듯이
한데 모여서 진실에 도달하는 장면에 빠져들 수 있더군요.
모든 사소한 사실들이 휙휙 넘어가듯이,
글로 치면 휘갈겨 쓰는 듯한 느낌으로 묘사한 그 장면이
약간은 지루하게 전개되던 글을 확~ 끌어당깁니다.
이것 또한 소설의 매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작가인 도로시 L 세이어즈

물론 위에서 언급한 장점만 가진 소설은 아닙니다.
20C 초의 유럽쪽에서 살지 않아서 그런지,
교양이 부족해서 그런지,
중간중간 피터가 패러디하거나 장황하게 인용하는
구절들이 그저 지겨운 장광설로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예를들면, 건담을 보지 않은 사람한테,
"빨간색이니까 3배 빠르겠네~"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죠.
모르는 사람은 그게 왜 유머인지, 어떤 패러디인지 모르니까요.

또한, 중간중간의 대사들의 구분이 모호합니다.
분명 피터가 이야기하고 있던것 같은데, 어느새 파커로, 번터로
부연 설명없이 바뀌는 터라 읽기가 약간 까다롭기도 합니다.

작가인 세이어즈가 신학자라서 그런지,
이 소설에서는 범인이 누구인지보다 그 동기가
(그것도 직접적인 동기가 아닌 심리 저변에 깔린 본질적 동기)
중요하게 다뤄지고, 나름대로의 심리적인 설명을 덧붙여놨지만,
아무래도 현대에서 보기에는 조금 억지스러운 점이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소설 전체적으로는 꽤나 재밌습니다.
고전 추리 소설을 좋아하고, 홈즈나 포와로 이외의
매력적인 탐정을 만나고 싶다면
읽어보셔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렛츠리뷰에서 당첨되어서 좋은 소설을 읽게 되었군요.
다시 감사드립니다.

PS - 원제가 "Whose Body?"인데,
개인적으로는 "누구의 시체인가?"정도가 적당하지 않나 싶군요.^^;;

렛츠리뷰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