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순천여행기(3) 일상(2011)

간단한 순천여행기(1)
간단한 순천여행기(2)

느지막히 일어나서 낮의 순천만을 돌아본뒤에,
이번에는 선암사로 향했습니다.

순천에는 유명한 절이 선암사와 송광사가 있더군요.
시간상 두곳 모두 돌아보기는 어려워서,
둘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했는데
뭘 알아야 선택을 하지요-_-;;

일단 순천 기차역쪽으로 가서 환승해서
가야 한다고 하길래 일단 차를 탔습니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 알게된 것이,
마이비 카드는 전국 공통이다! 라는 겁니다.
이전 부산지역에서만 쓰던 하나로카드라는
교통카드는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못썼지요.
그래서 순천에서도 당연히 현금으로 돈내고 다녔는데,
교통카드 단말기에 mybi표시가 있길래 혹시나 하고 찍어보니까
되더군요.. 덕분에 버스 환승할때 차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혹시 마이비카드가 있으시면 다른 곳에서도 시험해봅시다!!
(다들 알고 계시는데 혼자 뒷북?-_-;)

아무튼 순천역의 관광안내소를 찾아가서 물어봤습니다.
선암사는 화려하거나 웅장하지는 않는데,
올라가는 산길의 자연이 아름답다고 하고,
송광사크고 건물이 웅장하다고 하더군요.
둘다 버스 내려서 상당히 걸어가야 한다길래,
산길이 예쁘다는 선암사를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1시간을 걸려서 선암사에 도착.
산길이라길래 각오를 하고 올라갔는데...

걸어서 20여분...?
거기다 완만한, 평지에 가까운 길??
어디가 "산길"이라는 겁니까?!

뭔가 살짝 속았다는 느낌은 들지만,
아무튼 평탄한 길은 좋은 것이므로 그냥저냥
선암사 절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선암사에 도착,정문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절도 하고,
지장전, 미륵전등을 돌아보면서 올라갔습니다.

가장 윗쪽에는 선방이 있더군요.
수행하시는 스님들께서 머무시는 방인데,
마침 스님 한분이 나오시더니

"좋은구경 한번 하시겠소?"

라고 하시며,
마침 그쪽에 구경하던 몇몇 사람들을 선방으로
안내해주시더군요.

선방안에는 부처님을 모신곳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_-;;
딱히 아무것도 없었는데도
어쩐지 경건한 분위기가 나는 곳이더군요.
선방에서 나가는 문에는 서까래밑에 가로로
나무를 하나 더 올렸더군요.
덕분에 사람들이 허리를 펴고 다니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스님께서는

"수행하고 나오는 사람이 허리를 꽂꽂하게
세우고 나오면 그게 수행 된것이냐?
감사하는 마음을 항상 고개를 숙이고 나오라고,
저렇게 한 것이다"

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선방 옆쪽의 부뚜막에는
커다란 가마솥과 땔감이 쌓여있고,
조왕신(부엌신)을 모신 신위가 있더군요.
저로써는 처음 보는것이라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선방 뒷뜰에는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는
샘터가 있었습니다.
총 4칸인데,
맨 윗쪽의 깨끗한 물은 부처님께 공양하는 물이고,
그다음은 스님들께서 마시는 물,
그다음은 밥이나 음식하는 물,
마지막이 세숫물이었습니다.
산물이라서 정말 맑고 시원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게 공양한다는 물을 마시고 왔지요.

"다들 미래의 부처님이신데,
부처님께 공양하는 물을 마셔야죠"

라고 해주신 스님. : )

선방 바로 옆에는 응진당이 있습니다.
저 현판을 쓸때, 아무도 글을 제대로 쓰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는데,
어느 동자승이 와서 슥슥 현판을 썼다더군요.
현판을 다 쓰고 보니 동자승은 이미 사라졌는데,
가만히 보니까 응진당에 모셔진 나한의 모습과
동자승의 모습이 같았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스님은 "천진난만한 글씨"라고 하셨고,
글씨에 문외한인 제가 봐도 기교같은건 전혀 없는
곧은 글씨같더군요.

선방을 안내해주신 스님께서는
이런저런 이야기와 일화와 함께 간간히
설법도 해주셨습니다.

육도윤회를 벗어나려면 성불해야 하는데,
죽기전에 "나무아미타불"을 10번만 외우면 된다.
그런데 생전에 좋은 일이라고 한번도 안하고,
염불 한번도 안외운 사람이 죽기전에 염불하려면 안된다.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평소에 선행을 하시라.
집착과 주착을 버리고,
작은일에 화내지마시고 자신안의 불성을
깨닫길 바란다.

이런 내용이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 사이에 살짝씩 저런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부담없이 듣다가,
그냥 가버려도 되는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침 산철이라 수행하시는 스님들이 나가셔서,
운좋게 저런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시간이 어느덧 빠듯하더군요.
좋은 말씀을 뒤로하고,
다시 버스로 1시간을 달려서 시외버스정류장에 도착.
고속버스 표를 끊고, 저녁을 먹은뒤에 출발,
부산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1박2일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는데,
이동하는데 시간을 너무 잡아먹은게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낙안읍성, 순천만, 선암사 3곳을 다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구요, 순천만의 풍경과 선암사의 스님들을
아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차가 생긴다면,
여유를 가지고 다시 천천히 둘러보러 갔으면 좋겠네요 :D

PS - 중간의 스님사진, 선방사진들은 전부 스님께 허락을 구하고,
        찍은거니까 문제 없을 겁니다~

덧글

  • 그린필드 2008/10/15 01:05 # 답글

    전 요새 복지관에서 쌓는 선행만 가지고도 어느 정도 죽을 때 먹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지요. 너무 안일한가-_-;
  • 쿠헐 2008/10/19 19:10 # 답글

    그린필드님//
    뭐, 죽을때까지 평생 죄짓는것처럼
    평생 선행해야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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